여름 해정 덥다 땀이 온몸을 샅샅이 훑고 지나간다 끈질긴 놈은 끝끝내 버텨내고 또 어떤 놈들은 할 일을 끝낸 불도저처럼 풀썩, 땅바닥으로 곤두박질한다 바싹 마른 내 몸 어디에 우물 하나 들어있어 두레박 없이도 물질을 해되는가 펑펑 퍼올려 저토록 슬픔이 바짝 기를 세우는가 여름날 땡볕을 헤치며 어린 나를 엎고 십리길을 걸으시던 어머니 이마에서 송이송이 피어나던 그 꽃잎들이 잊었던 기억을 불러왔다 어머니는 이 무더운 여름을 이고 어느 산길을 헤매고 계실까 ***** 나의 삶은 어땠을까? 궁금하다. 남에게 나는 어떤 모습일까? 나는 생각했다. 남들 앞에 내가 먼저 괜찮은 사람이어야 한다고, 나에게도 내가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어야 했었다. 그렇지 않으면 그 누구라도 내 곁에 남을 수 없다. 내 마음이 진정으로 ..